이-메일

나에게는 하루에 많은 메일이 날라 온다. 이제는 들 하지만 한 때는 이념 메일이 넘쳤다. 요사이 말하는 소위 가짜뉴스(지라시) 같은 것. 심지어는 전달을 강요하면서 까지. 좋으면 자기 혼자 좋지 상대방의 의중도 헤아리지 않고 무턱대고 보내는 심사가 고약했다. 그렇다고  온 걸 수신 거부 할 수도 없고 그냥 제목만 보고 지워버린다.

친지에서 온 메일은 꼭 답장을 한다. 귀가 어두운 나에게는 메일이 긴요한 소통수단이다. 귀가 멀어 여러 군데의 모임에도 자연 끊게 되고 소통의 길이 막히니 마음 가득 찬 생각들을 풀길이 없어졌다. 그래서 일기에 호소하고 신문 읽기, 독서, 메일보내기, 글쓰기 등으로 대화로 풀지 못하는 심정을 토해내며 정화(淨化) 하고 있다. 70, 80대만 해도 독서에 취미로 무료를 달랬는데 이제 신문읽기도 힘이 든다.

내 귀가 어둡다고 메일로 남을 귀찮게 하는 것부터 삼가야겠다고 여긴다. 나도 좋은 글이나 그림을 친지로부터 받게 되면 나 혼자 보기 아까워 메일 친지에게 전달 하지만 정치적인 냄새가 나는 메일은 피한다. 연말연시 또는 명절 그리고 특수한 날은 안부가 궁금해서 공동으로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문중 종사에 참여 하기 때문에 일족에게 종사 운영에 대한 얘기를 보내기 도 한다. 어떤 때는 수필과 사진 찍기에 취미가 있어 보내기도 하는데 답장이 올 때는 소통의 물꼬가 되어 난청의 답답함을 풀기도 한다.

메일을 주고받든 친지가 어느 날 답장이 끊어지고 오랜 친구가 소식이 궁금해서 몇 번 메일 했으나 열어보지 않을 때는 신변에 이상이 있거나 작고를 의심케 한다. 메일은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소통의 점검구실도 한다. 나에게는 고정적으로 계속 오는 메일이 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다산연구소, 류태영의 사랑편지, 따뜻한 하루 등 답장이 필요 없는 글 이라 읽기만 하고 그 중에 좋은 글이나 그림은 메일친지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그리고 습작한 글을 메일로 검증과 서평을 받기도 하니 메일은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소일거리다. 특히 다른 모임에는 발을 끊은 지 오래지만 종사에 문장으로 7년째 참여하고 있어 회의 내용을 잘 듣지 못해 東問西答 하는 경우가 있어 답답하기도 하나 사무국장이 회의록을 세밀하게 작성하여 메일로 보내줘서 답답함을 풀기도한다.
2020년 7월 22일 愚聾